기준금리 인상 1년 반 만에 멈췄다..경기침체 우려에 ?

 

한국은행이 2021년 8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진행해온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중단했습니다.

 

지난해 4·4분기부터 우리나라 경기가 후퇴하기 시작하고 수출·소비 등 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는 만큼 소비·투자를 더 위축시키기보다는 이전 인상에 따른 물가안정 

효과나 경기 영향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오전 9시부터 열린 

금융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동결했습니다.

 

 

앞서 금통위는 2020년 3월 16일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리는 이른바 '빅 인하'(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두 달 만에 금리를 빠르게 0.75%포인트 내렸습니다.

 

이후 9차례 동결 끝에 2021년 8월 26일 15개월 만에 마침내 0.25%포인트 올라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후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각각 0.25%포인트씩 8회, 0.50%포인트씩 

2회씩 같은 해 11월 3.00%포인트씩 올랐습니다.

 

우선 이번 동결로 2021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5개월간 금리인상 기조가 깨졌고 

연속 인상 기록은 7차례(4월 5일, 7일, 8일, 10월, 11월, 올해 1월)로 마감되었습니다.

 

한국은행이 8차 금리 인상을 피한 것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으로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도 배당 확대에 힘입어 26억8000만달러(약 3조3822억원) 흑자에 

그쳤지만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제품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2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 335억4900만달러)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줄어 

이런 추세라면 이달까지 5개월 연속(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우려됩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 90.2)도 수출 감소와 물가 상승 영향으로 1월(90.7)보다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수출 부진 대신 성장을 이끌 민간소비마저 위축된다는 의미입니다.

 

금통위 결정에 앞서 노무라증권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에 따른 

국내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충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금통위 위원들은 가격 인하보다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더 걱정하게 될 것입니다."

김동헌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수출은 줄고 소비는 위축되는 등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다"며 

"한국은행은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이번 동결로 최종 3.50% 수준에서 금리 인상이 완전히 끝났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1.25%포인트(한국 3.50%, 미국 4.50%)에 머물렀습니다.



따라서 미 연준의 통화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 이상으로 오르거나,

한국은행의 예상과 달리 3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한국은행이 

다시 올릴 가능성도 있습니다.